작성일 : 14-01-30 19:45
이상봉의 서재는 아이디어 뱅크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160  
내 서재, 아이디어 뱅크
제가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년에 두 번씩 항상 새로운 것을 발표해야 해요.보통 여행이나 영화, 문학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될 때에는 결국 서재에 책을 수없이 쌓아놓고 어떤 때는 몇 십 권을 하루 종일 밤을 새며 봐요. 서재는 나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지이기도 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주기도 하기 때문에 아이디어 뱅크인 것 같아요. 내가 최후에 매달리는 보루라고 할 수 있죠. 제 서재에 가장 많은 책들은, 아무래도 디자이너이다 보니까 일반 포토그래퍼들의 사진집, 인테리어, 건축, 제품디자인, 패션의 역사에서부터 패션디자인 책 등의 아트 서적, 파인 아트 쪽의 서적들이 거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 같고요. 나머지 책들은 교양서적이나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 그때 그때마다 필요에 의해서 구매하는 책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학창시절과 책
학창시절에 만화책을 봤던 건 기억에 남아요. 너무 슬퍼서 하루 종일 울었던 기억이 나요. 먼저는 만화책, 중학교 때부터는 교양서적도 읽었지만, 그때 많이 읽었던 게 무협지에요. 무협지는 방학이 되면 몇 십 권을 쌓아놓고 화장실까지 들고 다니면서 봤던 기억이 있고요. 그때 상상력이 많이 키워졌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작가를 잠깐 꿈꿨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철학적인 글이나 소설, 또 그땐 제가 희곡에 관심이 많아서 희곡집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책을 읽는 공간
일단 여행에 가서는 책을 꼭 봐요. 여행갈 때, 출장 갈 때 항상 공항 서점에서 책 몇 권을 사죠. 그래서 비행기에서, 외국에서 시차 때문에 잠 못 이룰 때에는 책을 보고는 해요. 여기 서재에서 전문서적 보는 것 이외에 교양서적이나 소설, 시는 잠자리에서 쌓아 놓고 보게 되죠. 그래서 제 침대 옆에는 항상 책이 계속 쌓여져 가고 있어요. 가장 편안한 좌석에서 책을 읽을 때 가장 몰입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어서, 그렇게 방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보는 것 같아요.

한글 디자인, 그리고 책
제가 85년도에 했던 인터뷰 중에, 한국적인 요소를 서양의 것과 결합하여 내 새로운 세계를 가져나가겠다고 말한 내용을 봤어요. 이건 끊임없이 나에게 하나의 과제였죠. 파리라는 외국에서 쇼를 하다 보니 한글을 생각하게 됐었고, 한국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문화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글을)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모르고 몇 년 동안 함께 작업한 친구들도 모르는 거에요. 그때 충격을 받았죠. 한글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건데, 세계 속에서 아직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구나를 알게 됐고, 이를 새롭게 미학적 요소까지 보여주었을 때, 우린 단지 글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미학적으로 보고 아름답다, 모던하다 하니까 제가 붕 떠서 그때 미친 듯이 했었던 것 같아요. (한글 디자인에 도움을 준 건) 처음에는 편지였었죠. 나중에는 공부를 많이 하게 됐어요. 시도 많이 찾게 됐고요. 작업할 때마다 거기에 맞는 시들은 몇 백 편을 계속 찾아 읽게 되고, 주위에서도 공부를 하게끔 많이 자료를 주세요. 어떻게 보면 협박이고 어떻게 보면 정말 공부하게끔 자료에서부터 책에서부터 이런 것들을 주시죠. 보통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을 때에도 책은 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저는 모티브를 영화, 무용, 음악, 미술 등 모든 예술에서 얻지만, 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히 책이에요. 전문 서적도 있고, 소설도 있고, 시도 있고, 수상록에서도 영감을 받는데 책에서도 많은 모티브를 얻게 돼요. 그것들이 저에게는 하나하나 쌓이고 쌓여서 새로운 것을 발표할 때 분명히 도움이 되고,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는 것을 꼭 밝혀두고 싶습니다.




끊임없는 도전의 원동력, 그리고 앞으로의 꿈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항상 그런 것 같아요. 항상 벼랑에 저를 세워 놓아요.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할 정도로 나를 몰아 넣는 거죠. 그리고 어떻게 됐든 해요. 모든 게 다 망가진다 하더라도. 이것이 나의 상황이니까, 이겨내려고 노력하죠. 항상 쇼가 끝나면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내가 포기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았어!’에요. 내가 잘했어, 못했어 평가는 2차적인 거고 ‘내가 이번에도 해냈어!’인거죠. 그런 것들이 나를 지탱해 온 힘이라고 생각해요. 부족하기 때문에 발악하거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게,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꿈이라면… 파리에서는 아직까지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희미하게 안개 속에 있어요. 작년에는 미국에 새롭게 오픈 해서 내년 2월에는 미국에서 본격적인 전시도 하게 되는데, 세계 속에서 이상봉, 이것이 한국 패션의 위치도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먼저 가는 입장으로서 후배들이 가야 하는 길의 좋은 길잡이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고요. 정말 멋지게 외국 브랜드처럼 ‘이상봉’이라는 브랜드를, 멋진 후배에게 쇼를 하게끔 열어주는 첫 스타트를 우리나라 디자이너로 해보고 싶은 게 제 욕심이에요.


출처 :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Total 43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3 [2014 웨딩메이크업 콘테스트 동상] 박혜영학생 관리자 05-29 771
12 [패션인터뷰] 박혜영학생 패션 성공 스토리 관리자 05-29 1046
11 "발맹"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테잉 관리자 01-30 1318
10 북유럽의 푸근함을 담은 "아크네"의 조니 요한슨 관리자 01-30 921
9 "끌로에" 크리에티브디렉터 클레어 웨이트 겔러 관리자 01-30 968
8 "겐죠"의 움베르토 레온과 캐롤 림 관리자 01-30 756
7 "띠어리"의 올리비에 데스켄스 관리자 01-30 963
6 2014 S/S 서울컬렉션 "원더 아나토미" 디자이너 살럼키앗 케티카… 관리자 01-30 1316
5 2014 S/S 서울컬렉션 "카이" 디자이너 계한희 관리자 01-30 1098
4 [엘르]패션 에디터들이 꼽은 재능넘치는 디자이너들 : 밀라노 관리자 01-30 999
3 [엘르]패션 에디터들이 꼽은 재능넘치는 디자이너들 : 런던 관리자 01-30 736
2 미 상류층 단골 디자이너 수재나 정 현지 인터뷰 관리자 01-30 727
1 이상봉의 서재는 아이디어 뱅크다 관리자 01-30 1161
 1  2  3